일본 회사에서 기획서를 쓰면서, 여기 기획자에게 계속 나의 기획서에 대한 내용을 설명하려고 애쓰지만, 그 때마다 벽에 부딫힌다.
그래서 머리로 생각하는 것 보다는 글로 설명하는 쪽이 훨씬 더 낫다고 생각하기에, 약간 귀찮다고 생각하면서도 써보기 시작했다. 문맥이 안 맞는 곳이 있다고 해도 이해할 것.
지금 기분은, 무슨 <고수와 장기두는 것> 같다는 느낌이다.
내가 죽어라고 머리를 써서 한 수를 두면, 저쪽에서는 너무도 쉽게 내 말을 잡아먹고
<장군>이라고 해버린다. 한 두번 진다면 그럴 수도 있는데, 어떤 식으로 말을 움직여도 상대보다 더 좋은 수를 생각하지 않는 한, 무조건 결과적으로는 나의 패배가 된다.
이 쪽에서 아무리 얘기를 해도 그걸 뒷받침한 근거가 없으면 무조건 안된다니… 이 수를 두면 왜 이길 수 있느냐. 가 아니라 네가 생각할 수 있는 모든 수를 다 생각해서 나에게 보인 후에, 거기서 최선의 수를 생각해라. 라는 것인가.
도대체 원하는게 뭔가?
지금 회사에서 하려는게 뭔지 부터 근본적으로 생각해봐야겠다.
그래. 일단 입장을 바꿔서 생각해보자.
내가 어떤 게임 기획서를 누군가에게 요구하거나, 인랑에서 내가 리더를 맡고 있을 때
나의 결정을 바꾸게 하기 위해서는 그만큼의 납득할 만한 데이터와 분석이 필요하다.
내 자신의 주관적인 평가로 게임을 근거로 하는 것이 아니라, 좀 더 정확하고 확실한 데이터를 나에게 요구하는 것이 저 사람의 방식이라는 것이다.
그것은 실제로 매우 타당하며 변명이나 불평의 여지가 없으며, 그러한 것을 내가 지금까지 해보지 않았다고 해서 그것에 대하여 거부하거나 무시한다면, 나도 인랑에서 내가 무시했던 그 플레이어들과 다를바 없게 되며, 결국에는 자신의 주장도 설득시키지 못하는 인간이 왜 내 말을 무시하는거야! 라고 화를 내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들을 가치가 없는 내용, 들어봤자 그것을 뒷받침할 근거가 없이 그냥 <주장>하기만 하는 것은 어린아이의 생떼와 다를바가 없다.
그렇다면 내가 지금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객관적인 평가와 데이터를 손에 넣는 수 밖에는 없다. 그 데이터는 어디서 손에 넣는가? 가능한한 많은 정보를 넣고 그 정보의 진위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시간을 쓸 수 밖에는 없다. 시간을 들이지 않고 분별하지 않은 정보는 오히려 거짓말 보다 못한 셈이다. 거짓말은 금방 들통이 나지만, 잘못된 정보는 전체를 다 망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먼저 기획서에 사용할 가장 좋은 정보를 얻는 것이 대전제가 된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주객전도가 아닌가?
….잠시 고민.
<마인드 맵 개시>
팔리는 게임을 만들기 위해 남을 설득해야 한다. -> 남을 설득하려면 객관적이고 사실적인 데이터가 있어야 한다 -> 그 데이터를 얻기 위해서는 정보 분별을 할 시간이 필요하다 -> 그런데 어떤 정보를 얻어야 하나?
- 팔리는 게임에 대한 정보 –
음, 많이 왔군. 그럼 팔리는 게임에 대한 정보에 도달했다.
팔리는 게임은 왜 팔리는 건가?
……또 고민
<마인드 맵 개시>
팔리는 게임의 특징은 무엇인가? 아니 공통점은 무엇인가?
1. 유명한 크리에이터 / 제작사의 작품
2. 시리즈물? 축적된 노하우?
3. 게임이 재밌다 혹은 시스템 & 내용이 신선하다
4. 엄청난 그래픽?
5. 선전을 잘 한다. – 못 만든 상품도 선전에 따라서 팔릴 수 있다.
6. 유저의 니즈(Needs)를 파악했다
지금 팔리는 게임을 만드는 것이 중요한가? 아니면 앞으로 <팔릴 것 같은> 게임을
만드는 것이 중요한가?
지금 상황에서
1번 제외, 2번 제외, 4번, 5번은 전부 제외.
현재 가장 가능성이 있다면 3 번. 혹은 6번.
아니, 내가 생각해 낼 수 있는 것은 역시 3 번과 6번.
그렇다면, 먼저 3번.
게임이 재밌거나, 시스템 & 내용이 신선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시스템 & 내용이 신선하다 = 게임이 재밌다라는 공식이 성립되지가 않는다.
하지만 게임이 재밌다. 라는 것으로도 팔린다 라는 공식 또한 성립되지가 않는다.
결과적으로 3번을 얼마나 열심히 설명해봤자, 이 게임이 팔립니다. 라는 요건에는
포함될 수가 없다. 그저 주관적으로 재밌다. 라는 얘기 밖에는 안된다.
그럼, 팔리는 게임은 재미가 있고, 안 팔리는 게임은 재미가 없나?
문제는 그게 아니다. 가장 큰 문제는, 게임에 있어서 <재미> 라는 요소는,
만화나 영화에 있어서 만화의 최소 기본 요건인 보기 편해야 한다.
대사를 까먹거나 틀리거나, 혹은 중간에 떡칠을 하거나 엉망진창으로 그리지
말아야 한다. 라는 수준과 동일한 얘기이다.
말하자면 만화에서 정말 중요한 것은 스토리와 소재와 구성이며, 그림을 잘 그리는
것은 <당연하다>라는 것이다. 게임이 <재밌다> 라는 건 당연한 요소이지, 그게
팔리는 요소가 되는 것은 아니다라는 것이다. 이제 이해. 아 여기까지 힘들었다.
잠시 옆길로 새기.
그렇다면 팔린 게임 -> 특히 어떤 게임 제작사의 처녀작 – 같은 게임은,
예전에 만든 시리즈도 없고, 선전도 부족했으며, 노하우도 부족했고, 유명한 크리에이터나 네임밸류도 없고, 그래픽도 대단하지도 않았지만 팔릴만한 요소를 파악
했다는 얘긴가! 그건 굉장한 일이다!!!!
6번. 유저의 니즈(Needs)를 파악하기.
자, 그렇다면 다시 얘기가 원점으로 돌아온 것 같은데, 유저가 게임에서 바라고 있는 요소를 파악해야 한다는 얘기다.
그 걸 알아내지 못하면 내 기획서는 영원히 시작될 수가 없다.
왜냐하면 어떤 수를 두더라도 전부 체크 메이트가 되어 버리니까.
지금 발매되고 팔리고 있는 수없이 많은 게임 중에서, 유저가 바라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그것은 지금 나온 게임으로부터 찾을 수가 있는 것인가? 아니면 앞으로 이런 게임이
팔릴거라고 예상하면서 찾아내야 하는 것인가.
나 자신이 지금까지 해온 모든 게임을 총동원해서 생각했을 때, 내가 좋아하는 게임,
내가 만들고 싶은 게임이 아니라, 모든 사람이 하고 싶어하고 좋아할 만한 게임은
무엇인가? 그걸 발견하고 찾아내는데 얼마나 시간이 걸릴 것인가?
그래서 머리로 생각하는 것 보다는 글로 설명하는 쪽이 훨씬 더 낫다고 생각하기에, 약간 귀찮다고 생각하면서도 써보기 시작했다. 문맥이 안 맞는 곳이 있다고 해도 이해할 것.
지금 기분은, 무슨 <고수와 장기두는 것> 같다는 느낌이다.
내가 죽어라고 머리를 써서 한 수를 두면, 저쪽에서는 너무도 쉽게 내 말을 잡아먹고
<장군>이라고 해버린다. 한 두번 진다면 그럴 수도 있는데, 어떤 식으로 말을 움직여도 상대보다 더 좋은 수를 생각하지 않는 한, 무조건 결과적으로는 나의 패배가 된다.
이 쪽에서 아무리 얘기를 해도 그걸 뒷받침한 근거가 없으면 무조건 안된다니… 이 수를 두면 왜 이길 수 있느냐. 가 아니라 네가 생각할 수 있는 모든 수를 다 생각해서 나에게 보인 후에, 거기서 최선의 수를 생각해라. 라는 것인가.
도대체 원하는게 뭔가?
지금 회사에서 하려는게 뭔지 부터 근본적으로 생각해봐야겠다.
그래. 일단 입장을 바꿔서 생각해보자.
내가 어떤 게임 기획서를 누군가에게 요구하거나, 인랑에서 내가 리더를 맡고 있을 때
나의 결정을 바꾸게 하기 위해서는 그만큼의 납득할 만한 데이터와 분석이 필요하다.
내 자신의 주관적인 평가로 게임을 근거로 하는 것이 아니라, 좀 더 정확하고 확실한 데이터를 나에게 요구하는 것이 저 사람의 방식이라는 것이다.
그것은 실제로 매우 타당하며 변명이나 불평의 여지가 없으며, 그러한 것을 내가 지금까지 해보지 않았다고 해서 그것에 대하여 거부하거나 무시한다면, 나도 인랑에서 내가 무시했던 그 플레이어들과 다를바 없게 되며, 결국에는 자신의 주장도 설득시키지 못하는 인간이 왜 내 말을 무시하는거야! 라고 화를 내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들을 가치가 없는 내용, 들어봤자 그것을 뒷받침할 근거가 없이 그냥 <주장>하기만 하는 것은 어린아이의 생떼와 다를바가 없다.
그렇다면 내가 지금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객관적인 평가와 데이터를 손에 넣는 수 밖에는 없다. 그 데이터는 어디서 손에 넣는가? 가능한한 많은 정보를 넣고 그 정보의 진위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시간을 쓸 수 밖에는 없다. 시간을 들이지 않고 분별하지 않은 정보는 오히려 거짓말 보다 못한 셈이다. 거짓말은 금방 들통이 나지만, 잘못된 정보는 전체를 다 망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먼저 기획서에 사용할 가장 좋은 정보를 얻는 것이 대전제가 된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주객전도가 아닌가?
….잠시 고민.
<마인드 맵 개시>
팔리는 게임을 만들기 위해 남을 설득해야 한다. -> 남을 설득하려면 객관적이고 사실적인 데이터가 있어야 한다 -> 그 데이터를 얻기 위해서는 정보 분별을 할 시간이 필요하다 -> 그런데 어떤 정보를 얻어야 하나?
- 팔리는 게임에 대한 정보 –
음, 많이 왔군. 그럼 팔리는 게임에 대한 정보에 도달했다.
팔리는 게임은 왜 팔리는 건가?
……또 고민
<마인드 맵 개시>
팔리는 게임의 특징은 무엇인가? 아니 공통점은 무엇인가?
1. 유명한 크리에이터 / 제작사의 작품
2. 시리즈물? 축적된 노하우?
3. 게임이 재밌다 혹은 시스템 & 내용이 신선하다
4. 엄청난 그래픽?
5. 선전을 잘 한다. – 못 만든 상품도 선전에 따라서 팔릴 수 있다.
6. 유저의 니즈(Needs)를 파악했다
지금 팔리는 게임을 만드는 것이 중요한가? 아니면 앞으로 <팔릴 것 같은> 게임을
만드는 것이 중요한가?
지금 상황에서
1번 제외, 2번 제외, 4번, 5번은 전부 제외.
현재 가장 가능성이 있다면 3 번. 혹은 6번.
아니, 내가 생각해 낼 수 있는 것은 역시 3 번과 6번.
그렇다면, 먼저 3번.
게임이 재밌거나, 시스템 & 내용이 신선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시스템 & 내용이 신선하다 = 게임이 재밌다라는 공식이 성립되지가 않는다.
하지만 게임이 재밌다. 라는 것으로도 팔린다 라는 공식 또한 성립되지가 않는다.
결과적으로 3번을 얼마나 열심히 설명해봤자, 이 게임이 팔립니다. 라는 요건에는
포함될 수가 없다. 그저 주관적으로 재밌다. 라는 얘기 밖에는 안된다.
그럼, 팔리는 게임은 재미가 있고, 안 팔리는 게임은 재미가 없나?
문제는 그게 아니다. 가장 큰 문제는, 게임에 있어서 <재미> 라는 요소는,
만화나 영화에 있어서 만화의 최소 기본 요건인 보기 편해야 한다.
대사를 까먹거나 틀리거나, 혹은 중간에 떡칠을 하거나 엉망진창으로 그리지
말아야 한다. 라는 수준과 동일한 얘기이다.
말하자면 만화에서 정말 중요한 것은 스토리와 소재와 구성이며, 그림을 잘 그리는
것은 <당연하다>라는 것이다. 게임이 <재밌다> 라는 건 당연한 요소이지, 그게
팔리는 요소가 되는 것은 아니다라는 것이다. 이제 이해. 아 여기까지 힘들었다.
잠시 옆길로 새기.
그렇다면 팔린 게임 -> 특히 어떤 게임 제작사의 처녀작 – 같은 게임은,
예전에 만든 시리즈도 없고, 선전도 부족했으며, 노하우도 부족했고, 유명한 크리에이터나 네임밸류도 없고, 그래픽도 대단하지도 않았지만 팔릴만한 요소를 파악
했다는 얘긴가! 그건 굉장한 일이다!!!!
6번. 유저의 니즈(Needs)를 파악하기.
자, 그렇다면 다시 얘기가 원점으로 돌아온 것 같은데, 유저가 게임에서 바라고 있는 요소를 파악해야 한다는 얘기다.
그 걸 알아내지 못하면 내 기획서는 영원히 시작될 수가 없다.
왜냐하면 어떤 수를 두더라도 전부 체크 메이트가 되어 버리니까.
지금 발매되고 팔리고 있는 수없이 많은 게임 중에서, 유저가 바라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그것은 지금 나온 게임으로부터 찾을 수가 있는 것인가? 아니면 앞으로 이런 게임이
팔릴거라고 예상하면서 찾아내야 하는 것인가.
나 자신이 지금까지 해온 모든 게임을 총동원해서 생각했을 때, 내가 좋아하는 게임,
내가 만들고 싶은 게임이 아니라, 모든 사람이 하고 싶어하고 좋아할 만한 게임은
무엇인가? 그걸 발견하고 찾아내는데 얼마나 시간이 걸릴 것인가?



덧글
Sikuru 2007/04/25 15:38 # 답글
와. 어려운데요... 그래도 고민해볼만한 거리 같기도 합니다.
디굴디굴 2007/04/25 17:44 # 답글
....씨발. 드디어 한 방 먹였다. 기획서 작성 개시.
Easy_레몬 2007/04/25 22:57 # 답글
유저가 바라는 게임만 충족시키면 어느정도 획일화될 수 밖에 없습니다.(리니지를 위시한 기타 게임들)
어느정도 고정수입은 보장되지만........아무리 해도 리니지보다 수입을 벌기엔 힘들죠
하지만 고정된 니즈에도 틈은 있고, 그 틈을 매우는게 시즈, 개발자의 욕구라고 생각합니다.
유저는 게임을 하면서 그 게임에 대한 불만을 가질수 있지만 그 불만을 스스로 해소할 수는 없습니다.
유저는 게임을 만들지 못하니까요.
그 틈을 노려 게임을 만드는게 게임잘만드는 비결이라고 생각하며
인생의 진리이지만 말이야 쉽지 정말 힘든거라고 생각합니다.......[.............]
가람해무 2007/04/26 08:40 # 삭제 답글
창의적인 생각은 부정적인 사고에 의해 질식된다. 창의적인 발상보다는 그에 대한 수십가지의 문제점을 이야기하는 것은 훨씬 용이하다....라는 이야기에 따르면, 기존과 조금이라도 다른 기획은 어떤 방법으로도 저런 사람을 이길 수 없을 것 같은데요. ㄱ-;
디굴디굴 2007/04/26 09:18 # 답글
가람해무님 > 예. 맞습니다. 저 사람이 원하는 것은 창의적인 게임, 재밌는 게임, 새로운 게임 이전에 <팔리는 게임>을 원하고 있어서 그렇습니다.제가 제 돈으로 게임만드는 사람이라면 절대로 상종하고 싶지 않은 부류지만, 저는 월급쟁이고, 위에서 내려온 지시를 따라야하니
어쩌겠습니까.
군대에서 장교가 졸병에게 총들고 앞으로 나가! 라고 했는데 죽기 싫으니까 안가! 라고 하겠습니까?
이길 수 없다면 이길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지, 이길 수 없다고 때려칠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淸楚純潔 2007/04/28 13:03 # 답글
벗겨
GameWeek 2007/05/02 20:05 # 삭제 답글
팔리는 게임은 모르겠고, 재미있는 게임이라면 설득할 수 있는 요소가 더 많지 않을까요? 게임성과 니즈는 이론적으로 분석 가능한 데이터들이 있다고 생각합니다만... 재미있지만 팔리지 않는 게임은 많지만, 재미없는데 팔리는 게임은 드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