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아는 어떤 식당에서 라면을 한 그릇에 4000 원에 팝니다.
좀 비싸고 서비스도 불친절 하지만 전통도 있고 나름대로 오랫동안 이용해 왔던 식당이라
사람들이 꽤 드나드는 편이죠.
새로운 라면집이 여기저기 생겨도 사람들은 한 번 맛들인 그 라면집에 자주 먹으러 갑니다.
새 라면을 다시 찾는게 귀찮기도 하고, 무엇보다 익숙하니까요.
그 라면집이 어느날, 토핑을 팔기 시작했습니다.
계란, 고기, 파, 갖은 양념등을 넣어서 먹으면 좀 더 맛있는 국물이 나오죠.
가격은 좀 비싸졌지만 선택사항이기도 하고, 언제나 먹던 라면을 더 맛있게 먹을 수 있다는 것은
나쁜 일이 아니니까 사람들은 금새 토핑에도 익숙해졌습니다. 뭐 여유가 있으니까요.
그럭저럭 잘 나가던 라면집이, 어느날 갑자기 사장이 바뀌었습니다.
뭐 사장이 달라졌다고 해서 주방장이 바뀌는 건 아니니까, 음식맛이야 변함 없죠.
때때로 불친절한 서비스나 다른데보다 비싼 가격에 투덜대면서도, 사람들은
그러려니 하고 계속 그 라면집을 이용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느날, 사장이 라면메뉴를 바꾸기 시작합니다.
기존에 4000 원 받던 라면 값을 무료로 팔겠다는 겁니다.
사람들은 환호성을 질렀습니다. 라면이 공짜라는데, 마다할 사람이 어디있나요.
기존에 그 집을 이용하던 사람도, 공짜라고 해서 한 번 가보자고 하는 사람들도
기대에 가득찼습니다.
그리고 새 서비스 당일이 되었습니다.
사람들은 너도 나도 식당에 몰려들어, 그 동안 소문난 라면 좀 먹어보자고
달려들었습니다. 그런데 이게 웬걸. 메뉴판에는 큼직하게 다음과 같이
써있는게 아닙니까.
<기존에 4000 원에 라면을 주문하셨던 분들은 계속 4000 원을 내시고 라면을 주문해주세요>
<공짜 라면을 드시는 분은 처음 오시는 분에 한 함. 그리고 공짜 라면을 드시는 분들은 토핑 값을
50% 추가로 더 내셔야 합니다>
그리고 사장은 뒤에서 서빙하는 직원들을 다그칩니다.
4000 원짜리 라면도, 공짜 라면도 다 잘 팔릴 수 있는 아이디어를 내보라고 말이죠.
저는 이 라면가게가 앞으로 어떻게 될지 심히 걱정됩니다.



덧글
로오나 2008/04/25 13:30 # 답글
좀 심각하게 맛이 갔군요.(...)
랩하는좀비 2008/04/25 13:34 # 답글
라면을 사먹던 사람은 더러워서 다시는 안 먹는다 그러고,새로 먹는 사람만 먹게 될 듯 하옵니다. 그리고 사장이 새로 먹던 사람에게도 돈을 받겠다! 라고 하면 우르르르 나가버리겠죠.
...사장이 다그친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닌 듯.
intherain 2008/04/25 13:35 # 답글
아 이거 저희 길드 홈피에 링크걸어도 될까요.한번 보고 생각들좀 해볼수있게....
디굴디굴 2008/04/25 13:40 # 답글
로오나 님 // 음. 좀 많이 갔죠.랩하는좀비님 // 막장테크죠. 답이 안나옵니다.
intherain 님 // 어이쿠. 그렇게 넘겨짚으시면 곤란하십니다. 저는 어디까지나 <라면집> 얘기를
하고 있는거거든요. 뭐 링크 거는건 상관없습니다만.
intherain 2008/04/25 13:45 # 답글
아...죄송합니다 일단 리플은 삭제를..읽다가 너무 라그 현상황이랑 비슷해보여서 너무
넘겨짚었군요.일단 그럼 링크를 걸기로할게요''
아야야 2008/04/25 14:14 # 답글
어쩌겠어요 사장이 하라는데 해야죠 종업원이...참고로 무료 라면은 좀 더 맛이 떨어지겠죠. 그 대신 토핑을 치면 기존과 맛이 비슷하거나 더 낫거나요.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이 공짜라면을 먹겠죠... 토핑을 치구요.
하지만 사장 입장에서는 무료 라면+토핑이 더 팔릴지
기존 4000원짜리 라면이 더 팔릴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저러는 거겠죠?
뻔히 보이긴 하는데 말이에요... 후새드
아야야 2008/04/25 14:16 # 답글
그러고보면 선택권을 준 거죠.맛있는 기존라면 vs 맛이 조금 떨어지는 무료 라면 (토핑 추가하면 맛있는)
사람 입맛에 따라... 알아서 먹겠죠 뭐...
디굴디굴 2008/04/25 14:21 # 답글
내가 보기엔 4000 원짜리 라면이랑 공짜 라면이랑 맛의 차이는 별로 없다고 봐... =ㅁ=;
세르 2008/04/25 14:34 # 답글
찝찝하게 먹느니 걍 4천원 내고 만다 --_-
원심무형류 2008/04/25 14:38 # 답글
사장 방침이 그렇고 이미 진행도 되었고 홍보까지 그렇게 했으면 앞으로 변화 하길 기대하는건 무리겠군요... 원래 제가 편식이 심해서 그런지 공짜로 주는 라면이 있어도 잘 가지는 않을것 같습니다. 그저 라면 좋아 하는 사람들이 많이 오길 바라는 수 밖에요.
アゼ 2008/04/25 17:16 # 답글
망하는거죠 뭐 뿌우'ㅅ'
에로에로 2008/04/25 19:11 # 답글
옛날 나우누리 생각나네여..^^;
박민성 2008/04/25 20:41 # 답글
처음엔 공짜로 라면을 제공하겠다고 해놓고..기존 단골고객에게는 예전의 가격을 그대로 받겠다고 한건 사장의 실수네요. 기존고객이든 신규고객이든 두가지 요금 중의 하나를 선택할수 있다면 모를까. 두가지 요금제가 있는데 그 중 하나를 일방적으로 강요당하는 셈이 되니까요.
그 둘 중 하나가 확실한 우위가 있다면 기존고객이나 신규고객중 한 그룹이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게 될겁니다. 게다가 그 차이가 크면 클수록 한쪽 그룹의 불만은 커질테지요.
이경우에는 계산해보니까.. 기존의 단골고객들은 토핑을 8000원어치 이상 얹기전까지는 신규고객보다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 합니다. 4000원짜리 라면을 사먹으면서 토핑을 8000원어치라.. 그런 특이한 취향을 가진 사람도 있겠지만, 아마도 대부분의 단골고객들은 그런 엄청난 양의 토핑을 원하지는 않을테니 자신들보다 상대적으로 싼 값에 라면을 먹게되는 신규고객을 보면 울화통이 터질테고.. 기분이 상해서 다른 라면으로 옮길 가능성이 높겠네요.
사장이 가게말아먹을려고 작정을 했나봅니다.
소요 2008/04/26 03:42 # 답글
그래서 단골 손님 하나는 안 그래도 질려가던 그집 라면을 이기회에 끊어야겠다고 생각하고 맛집 리스트를 뒤지기 시작했습니다 'ㅅ' ;;
레여 2008/04/26 10:30 # 답글
사장이 바보죠. 그러고보니 모나라 CEO도 바보.
짙푸른 2008/04/26 13:49 # 답글
사업 처음하시는 분인가 보네요. 지나치게 머리를 굴렸군요... ^^; 머리를 너무 굴리면 망하기 쉽죠.
ArmCommander 2008/04/26 15:35 # 답글
발로 운영해도 그보단 낫겠군요.
5000 2008/04/27 14:06 # 답글
정말 웃기네요.막장이 무엇인지 몸으로 보여주는 사장에게 박수를 보냅니다.
아르니까 2008/04/27 14:25 # 답글
사실 기존에 내던 사람에게 돈을 확실하게 내게 할수있고 저 메뉴에 적힌것들을 확실하게 지키게 할 감시수단이 있다면 그리 나쁜 방법같지는 않네요 경영자 입장에서..
케이샤이 2008/05/02 19:02 # 답글
우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