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선장님. 명현이가 와서 3 인 보드게임 모임이 되었다.
메모선장님이 10 시 전후에 오셔서 뭐 할 거 없나 하고 두리번 거리다가
이래저래 못했던 "스톤 에이지" 를 꺼냈다.
스톤에이지.. 역시 여러사람이 칭찬할 만한 게임이었다.
느낌 상으로는 예전에 했던 "대지의 기둥" 과 많이 닮아 있었다. 같은 사람이 만들었나 했는데
그건 아닌거 같고...
기본적으로 식량 늘리기 -> 도구의 개발 -> 부족민 늘리기 -> 나무 채집 -> 벽돌 채집
-> 돌멩이 채집 -> 사금 채집 -> 문명카드 뽑기 -> 건물 건설의 단계로 이루어져 있으며,
초기에는 자신의 부족민 5 명을 자유롭게 나눠 보내어 각 채집장소나 지역으로 이동,
원하는 자원을 수집하거나 위에서 언급한 각종 행동들을 실행한다.
상트 페테르부르크의 디자이너 Michael Tummelhofer 씨가 만든 이 작품은
상트와 마찬가지로 다양한 문명 카드를 모아서 나중에 추가 점수가 발생하는데,
상트에서 귀족을 모으는 것 처럼 다양한 문명을 개발하거나 특정 종류의 카드를
모으면 건물 점수 이외에도 많은 점수를 얻을 수가 있다.
이 점은 귀족 러쉬가 메인인 상트보다 훨씬 더 공평하면서도 밸런스 있는 게임
요소라고 할 수 있다.
스톤 에이지에서 얻을 수 있는 추가 점수는
1) 문명의 개발 종류의 제곱
2) 도구를 사용하는 일꾼 수 x 도구 숫자
3) 건축가 x 건물 숫자
4) 사제 x 부족민 수
로서, 자신의 테크를 다양하게 탈 수 있다는 점이 매력이다. 이 같은 부분을
상트에도 적용시켜서 일꾼 수 x 건물 점수라던가 하는 부분을 살려줬다면
사람들이 귀족 이외에도 점수를 얻는 여러가지 테크를 연구할 수 도 있었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든다.
물론 상트 확장이 나오면서 밸런스 적인 패치가 이루어졌지만, 기본적으로 귀족이
돈과 승점을 얻는다는 점에서 건물 테크보다 훨씬 유리할 수 밖에 없다.
건물에도 어느정도의 수입이 있거나, 혹은 건물을 짓는데 드는 비용이 좀 더
싸지 않으면 상트는 앞으로도 계속 찬밥 신세일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상트 얘기로 넘어가버렸는데, 스톤에이지의 경우 다양한 추가 점수가
발생한다는 점에서 상트보다는 높은 점수를 주고 싶고, 또한 자원과 식량의
필요조건을 매번 충족시켜야 한다는 점에서도 게임 진행에 적절한 요소를
갖추고 있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상트에서는 일꾼과 건물과 귀족이 많이
있다고 해서 마이너스 요소는 전혀 없지 않나. 그러나 스톤 에이지는 부족민
수를 늘리려면 그에 상응하는 식량을 지불해야 하는 점에 있어서 계속적인
부담을 안고 가야하는 리턴 & 리스크 규칙을 따르고 있다)
하지만 식량부분에서 의심스러운 것은, 어째서 식량이 누적되지 않고
매 라운드가 끝날 때 마다 전부 사라지는 것인가.
또한, 만약 그렇다면 어째서 첫 라운드에서 12 라는 많은 양의 식량을
지급하는 것인가. 어차피 첫 라운드에서 부족민 수를 늘린다고 해도
식량 수는 6 이면 충분할 터인데.
지금 의심스러워서 룰 북을 다시 찾아보니 이렇게 적혀 있다.
(빌어먹을 한글 매뉴얼)
If a player's score goes below 0 , the players note this so his score is not confused with a
high positive score.
In such case, the player must return all food he has to the supply!
(만약 당신이 0 점 이하가 된다면, 플레이어는 나중에 점수를 더 얻을 때
이 점수를 헷갈리지 않도록 기록해 놓는다. (즉, 마이너스 점수를 계산해두었다가
플러스 점수에서 가감하라는 얘기이다) 그리고 이런 일이 벌어지면, 그 플레이어는
가지고 있는 모든 식량을 저장소로 반납해야 한다!)
그런데 더러운 한글 매뉴얼에는 이렇게 적혀있어서 오늘 하루종일 에러플을 했다.
- 부족민 먹여살리기가 끝난 뒤 남은 식량은 전부 반납합니다. (식량은 축적 불가. 새 라운드
에는 다시 벌어야합니다)
<- 만약 한글매뉴얼이 사실이라면, 첫 라운드에 식량 12 개를 줄 필요가 없다. 단 5 개,
아니 6 개만 줘도 충분하지 않은가. 그리고 만약 매 턴 마다 식량이 계속 줄어든다면,
부족민이 늘어나는 것이 압박이 되어서 부족민을 많이 늘리기가 점점 힘들어진다.
물론 밭을 경작하는 것으로 그런 부담이 많이 줄어들기는 하지만, 플레이어는
대부분의 라운드를 필수적으로 밭 경작에 할애해야 한다.
아무래도 한글매뉴얼이 문제가 많은 듯하다. 이전의 자반도르의 셉터나 비포 더 윈드등에서도
한글 매뉴얼의 부실함 때문에 골탕을 먹었는데, 역시 귀찮더라도 영문 매뉴얼을 해석하면서
플레이하는 것이 가장 옳은 길 같다.
어쨌든 이러한 에러 플레이에도 불구하고, 스톤 에이지는 나름대로 즐거운 플레이였다.
앞서 말한 추가 점수 요소나, 자원 채취 부분(특히 주사위를 굴리는) 등이 상당히
매력적인 게임 요소였다. 컴포넌트도 매우 예쁘고, 나무랄데가 없는 게임이다.
다음 번에는 에러플 없이 제대로 해보고 싶다.
스톤 에이지가 끝난 후 잠깐 휴식할 겸 메모선장님이 지참한 블러프를 했다.
예전에 모임에서 분명히 블러프를 한 기억이 있는데, 항상 할 때마다 규칙이
헷갈려서 애를 먹었다. 그리고 기본적으로 블러프는 3 인이 하기엔 뭔가 좀
부족한 느낌이라 두어번 플레이 후 접었다. 뭐 웬지 3 명이 굴리는 주사위가
너무 뻔했다고 할까. 주사위를 더 늘렸으면 좋았을 지도.
다음은 이번에 구입한 쇼군.
엄청나게 큰 보드에 화려한 컴포넌트 (라고 쓰고 징그럽게 많은)
역시 비싼 만큼 값은 했지만 생각해보니 굳이 비싼 한글판을 살 필요가 없었던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었다. 그것도 그럴 것이 컴포넌트에
한글이 하나도 없었다. 번역된 건 매뉴얼과 케이스 뿐.
뭐 하지만 사 놓은 다음에 이러쿵 저러쿵 해봤자고 어쨌든 한글 매뉴얼이
있다는 사실 때문에 편하게 플레이를 시작했으나....
문제는 매뉴얼을 꼼꼼하게 읽지 않은 덕에 에러플 작렬.
게임 진행 중에 민란을 거의 경험하지 못해서 왜 그런가 했는데,
세금을 징수하거나 식량을 징발할 때 민란 마커를 놔두는 걸
아예 "빼 먹고" 플레이를 했던 것.
동일한 지역에서 1 회 이상의 세금 징수나 식량 징발이 민란을
일으키는 것을 아예 제외한 채 게임을 진행하자 전투는 플레이어들끼리의
전투만으로 계속 이루어졌고 불확정 요소나 지역을 늘리는데 있어서의
리스크가 전혀 없어졌다. 게다가 군자금 카드도 같은 숫자를 동일하게
가져야 하는데 그냥 랜덤으로 나눠주는 바람에 군자금 카드에 씌어있는
숫자도 제각각. 치명적인 미스플레이인 것도 모른채 게임이 종료된 시점에서
뭔가 이상하다고 어리둥절. (그도 그럴 것이 민란 마커가 전체 게임에서
단 한 번 등장했을 뿐이었다)
어쨌든 에러플 부분을 알아챘으니 다음 번에는 좀 더 잘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역시 매뉴얼을 꼼꼼히 읽지 않고 게임을 진행한 내가 잘못이었다)
쇼군이 끝난 후에는 "자반도르의 셉터"를 플레이했는데, 솔직히 말해서
모두가 "산수하는 것을 매우 지겨워" 했다.
매 턴마다 들어오는 에너지를 가능한 한 버리는 일이 없게 맞춰서 보석을
사거나 아티팩트를 사거나 해야했는데, 이러한 부분에서 점수를 계산하는 것이
다들 상당히 귀찮았던 듯 하다. 게다가 매 라운드 마다 승점을 계산하는 것도
사실 까탈스러웠다 =ㅅ=;
하지만 자반도르는 어느정도 룰을 숙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럭저럭
진행되었는데, 역시 자금을 재빨리 모아서 센티넬을 잘 집어간 메모선장님이
승리했다. 나는 이번에도 최악의 캐릭터라는 메이지를 집었기 때문에,
초반에 보석을 싸게 구입해서 착실하게 돈을 모은 메모선장님에게
밀릴 수 밖에 없었던 것 같다.
자반도르는 뭔가 나쁘진 않은데 "귀찮다"라는 느낌이랄까.
혹은 오늘 연이은 플레이에 이어 가장 마지막에 게임을 하느라 지친 탓도
있는 듯하지만 좀 더 점수 계산이나 에너지 계산등이 명확했으면 하는
부분도 있고, 3 명이서 하는데도 이 정도의 귀찮음이라면 5, 6 인 플일 때는
더욱 복잡하고 정신이 없어질 것 같은 느낌도 들고.
그리고 초반에 돈을 벌기 위한 수단으로서 사파이어를 에메랄드로, 혹은
다이아몬드로 바꾸기 위한 아티팩트를 구입하지 않으면 다른 플레이어와의
점수 격차를 (혹은 수입을) 따라 잡기 어렵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들고.
뭐 어쨌든 좀 더 플레이해보고 연구해봐야 할 부분이 있을 것 같다.
최소한 메이지 외의 다른 캐릭터를 썼을 때, 플레이하기가 좀 더 수월했던 것 같다. -ㅅ-
결국 오늘 플레이한 게임은 4 개가 전부였지만, 하나 하나의 플레이 타임이
좀 길었고, 자반도르를 제외하고는 처음부터 룰을 읽어가며 한 탓에 게임 플레이
타임이 더 길어졌던 것 같다.
그 외에도 이것 저것 해보고픈 게임이 많았지만 (그러고보니 도미니언 조차 못 돌렸다!)
다음 기회로 또 미루고자 한다. 일단 오늘의 플레이 후기를 남겨두는 것은
이런 미스 플레이를 가급적 앞으로 줄이기 위해서. 라는 자기 반성의 의미도 있다.
보드게임을 잘 모르는 분들께는 미안하지만, 무리해서 끝까지 읽으실 필요는 없다 =ㅅ=;



덧글
SilverRuin 2008/12/01 01:04 # 답글
룰)그래서 저는 가능하면 영어룰북만 읽습니다; 한글 룰북으로 읽으면 도저히 번역체에 적응도 안 되고... (코보게 정발 게임이면 모를까요;
2008/12/01 01:19 # 답글
비공개 덧글입니다.
메모선장 2008/12/01 07:57 # 답글
... .......초기 음식의 수수께끼와 쇼군의 너무나도 평화로운 내정의 비밀이 모두 풀렸군요,
디굴디굴 2008/12/01 10:30 #
어제는 하루종일 게임을 "배우기만" 한 거였습니다. 승부는 전부 무효야! 무효라구!!! OTL
디굴디굴 2008/12/01 14:36 #
웬지 그리고 스톤 에이지에서도 3 인플 때 일꾼 딱 2 명만 올릴 수 있다는게 정말 수상합니다. 제 생각에는 그것도 아닐 것 같아요.영문 룰 북 다시 확인해 보렵니다 =ㅅ=;
SilverRuin 2008/12/02 18:09 # 답글
3인플에서 일꾼 둘 만 올릴 수 있다는 건, 게임판 가운데의 세 개의 특수 건물 - 가족 늘리기, 밭 개간하기, 도구 하나 받기 - 중 두 개 건물만 쓰인다는 의미입니다. (예를 들어, 제가 가족 늘리기를 하고 디굴디굴님이 도구를 받으면, 메모선장님은 밭 개간하기가 비어있어도 들어가지 못합니다.)혹은, 특정 자원 생산에 들어갈 수 있는 플레이어 수 제한일지도 모릅니다. 3인플일 때는 각각의 자원 생산지에 최대 두 명의 '플레이어'만 들어갈 수 있습니다. (일꾼이 아니라 플레이어...)
fthero 2008/12/02 18:26 # 답글
오.. 그렇군요.; 그것 역시 에러플이었네요.플레이어 수 제한인지 모르고, 일꾼만 2명씩 들여보냈었지요..;;;
(그러고 보니, 2인플시에도 일꾼 1명이 아니라, 1명의 플레이어만 들어갈 수 있는 건가보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