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게임이야기 - 드래곤 퀘스트 4 돈데모크라이시스!!


*** 스포일러 주의 : 하지만 이 글을 읽고 나면 당신도 드래곤 퀘스트 4 를 해보고 싶어질 겁니다.





- 지금까지 수많은 게임을 해왔습니다만, 제가 아직도 술자리 등에서 인생에서 기억에 남는 게임으로 항상 얘기하는 게임이 있습니다바로 일본 에닉스에서 제작한 [드래곤 퀘스트 4]라는 게임입니다


[드래곤 퀘스트 4] 는 스토리가 5 장으로이루어져 있습니다만, 1 장부터 4 장까지는 주인공과 함께 모험하는 동료들의 얘기가, 그리고 5 장에서 처음으로 주인공이나와서 나머지 동료를 만나게 되는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5 장을 시작하게 되면 평화롭게 살고있던 주인공의 마을에 마왕의 군대가 습격하여, 주인공이 용사가 되기 전에 처치하려고 합니다. 그 사실을 알게 된 주인공의 여자친구는 주인공을 지하실에 숨기고는, 주인공이 쓰고 있던 모자를 자신이 쓰고 용사인 척 변장을 하여, 주인공을 대신해 희생합니다.


마왕의 군대가 물러간 후에 주인공이 숨어있던 곳에서 나왔을 때, 마을은 참혹하게 파괴되고, 마을 한 가운데는 여자 친구의 주검과 함께, 자신이 빌려준 모자가 떨어진 것을 보게 됩니다. 주인공은 슬픔을 참지 못하고 마을을 떠나 마왕에게 복수할 것을 결의합니다. 여자친구가 남긴 유품인 자신의 [가죽 모자]와 함께 말이지요


20년 전의 패미컴으로 [드래곤 퀘스트 4] 를해보신 분들은 기억이 나실지 모르겠습니다만, 그 당시의 캐릭터 한 명의 장비-아이템 인벤토리는 고작 8 개였습니다. [투구] [무기] [방패] [갑옷] 에 해당하는 각각의 장비를 가지고 있다면, 가장 싸구려 아이템인 약초 조차도 4 개 이상 들 수가 없었던 것이지요



하지만 저는 아무 짝에도 쓸모 없고 장비해봤자 큰 도움도 되지 않는 여자친구의 유품인 [가죽 모자] 를 버릴 수 없었습니다. 그 당시에는 왜 인지 모르겠지만 여자친구의 죽음으로 인해 겁쟁이였던 주인공이 용사가 되어 싸울 용기를 얻게되었는데, 제가 앞으로 소지할 수 있는 소모 아이템이 단 3 개밖에 안 된다고 하더라도 그 가죽모자를 버리거나 파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어쨌든 저는 그렇게 불편함을 감수하면서 게임을 진행해 나갔고, 정말 어쩔 때는 이걸 왜 가지고 있을까 생각하면서도 결국은 마지막까지 버리지 못하고 그 아이템을 계속 인벤토리에 넣어두고 있었습니다그러던 어느날, 이제 게임의 막바지에 이르러주인공은동료들과 함께 마왕을 쓰러뜨리는데 성공하고, 엔딩을 맞이하게 됩니다.  


마지막 엔딩에서는 하늘을 나는 기구를 타고 동료들이 살던 곳을 하나하나 방문하면서 그들과 작별을 하게 되지요. 그리고 최후에는 주인공은 홀로 폐허로 변해버린 자신의 마을에 되돌아오게 됩니다. 마을 중앙에는 누가 세웠는지 알 수 없는 무덤 하나만이 덩그러니 놓여있습니다


지금까지 모든 힘든 고난과 역경을 전부 뛰어넘고 마왕을 쓰러뜨렸지만, 홀로 남은 주인공의 마음은 안타깝고 쓸쓸하기만 합니다. 주인공은 자신도 모르게 무덤으로 다가가 무덤 앞에 놓인 십자가를 어루만집니다.그런데... 바로 그 때였습니다! 갑자기 하늘에서 눈부신 빛이 내려오면서 무덤 주변을 환하게 밝히고, 폐허였던 황량한 마을은 꽃밭으로 변합니다



그리고 그 빛이 사라지자, 그 곳에는 주인공을 위해 희생했던 여자친구가 다시 그 자리에 되살아 온 것을 보게 됩니다


이 게임을 플레이 한지 벌써 20 년도 전입니다만, 아직도 제 기억에 생생할 정도로 그 때의 감동은 잊을 수가 없습니다. 저도 모르게 눈시울이 붉어지면서, 손에 든 게임 컨트롤러를 꾹 움켜쥐었던 기억이 아직도 남아 있습니다. 그리고 저는 제 아이템 인벤토리에 버리지 못했던 [가죽 모자]가, 아직도 남아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아마 그 모자를 팔았거나 버렸더라고해도 그 때 받았던 감동이 줄어들지는 않았겠지요. 하지만 저는 그 모자를 마지막까지 간직한 것이, 저에게는 무엇보다도 큰 의미가 있었다고 생각했고, 그렇기에 이 게임이 이렇게 오랫동안 저의 마음에 남아 있을수 있었던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최근 게임들이 멋진 그래픽과 연출, 그리고 많은 컨텐츠를 보여주며 어필하고 있습니다만, 저는 20 년 전의 이 게임만큼 소박하면서도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내용을, 두 번 다시 만난 적이 없습니다. 하지만 언젠가는, 제가 그런 게임을 만들어 보고 싶다고,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덧글

  • 나그네 2019/03/30 12:31 # 삭제 답글

    사람의 마음에 남는다고 하는것이 그런 것 같습니다.
    게임으로 인해 그런 추억이 남는다는 것이 누가 볼때는 희한할지 몰라도 저 역시 드퀘를 하면서 비슷한 감정을 느껴서 글을 남기고 갑니다.
    저는 드퀘5에서 그런 기억이 강합니다.
    저희 어머니와 주인공 어머니 마사가 강하게 겹쳐서 그런것 같아요.
    비록 3년전 글이지만 가슴이 따뜻해짐을 느끼며 좋은 글에 감사드립니다.
댓글 입력 영역